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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풍경

김승희 금속공예와 채색 옻칠의 만남.
금속 작업을 하면서 늘 채색과 접목해 보고 싶었기에, 작년 겨울 우연히 만나게 된 최종관 채화 옻칠 명장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너와 나의 풍경2020’ 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김승희 금속공예와 채색옻칠의 만남

우리나라 전통 채색 옻칠은 서양적 채색작업에 비하면, 매우 비효율적인 채색 방법인 것은 분명합니다.

우선 재료비가 비싸고, 보관관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옻에 앨러지가 있는 사람은 접근조차 힘들어서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옻칠은 일반적 상식과 정반대로, 말리는 과정에 습도가 있어야만하고,온도에도 민감 합니다. 옻칠 과정은 매우 섬세하고, 까다로워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서는 많은 시행착오에 시달리게 됩니다. 연습과 습작을 반복하고, 발색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내하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옻칠장인들은 발색과정을 ‘옻색이 핀다.’로 칭하고,보통 6개윌에서 3년정도라고 경험담을 정리한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한번 옻칠의 세계에 빠지면 점점 더 그 신비의 세계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에 내가 체험하면서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옻칠하고 나서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실망하고 포기한 상태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언제 이런 칠을 했을까 하고 새로운 작업으로 그 채색이 보이게 되는 경우를 종종 격으면서, 감탄과 감격의 희열을 맛보고, 결과적으로 옻칠의 마력적 색감에 끌려서, 지처 있던 몸과 마음이 다시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옻칠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나전칠기를 지칭하기에 이번에 내가 시도한 채색 옻칠은 지금 까지 보지 못하던 새로운 옻칠의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러한 채색 옻칠기법을 외롭게 홀로 지난 50년간 지켜 오신 최 종관 채화칠기 명장님의 열정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또한 아낌없이 가르켜 주시고, 끝없는 실수를 다 고쳐주시어서 그나마 몇점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 주시어서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매우 부족한 상태이지만, 용기를 내어서 7점을 신작으로 발표하여서,미술계와 관람객들의 평가를 들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지금 까지 내가 발표해왔던 ‘그릇이 있는 풍경’의 연장선에서, 그동안 금속 산화 기법(patination)으로 착색 해오던 것을 금속판재 표면에 채색 옻칠로 새로운 시도를 한 것 입니다.

금속 구조물의 장점을 활용하여서, 채색 옻칠의 다양하고 높은 채도감을  앞면과 뒷면의 배치로 입체감 있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금속공예와 채색 옻칠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너와 나의 풍경’ 이 되었으며,  너와나, 그리고, 우리들 각자의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화합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조화가 나의 바램입니다.

2020 11월 김승희